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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미니어처로 더욱 커다란 세계를 그리다, 타나카 타츠야展

by hyee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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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yee입니다.
 
블로그챌린지를 핑계 삼아 저의 잊혀진 일상을 꺼내오는 중이에요. 오늘은 지난 4월에 방문했던 타나카 타츠야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미 종료된 전시회여서 뒷북인 점이 아쉽지만 정말 인상 깊은 전시였기 때문에 소개합니다.

 

 

여의도 IFC몰에서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전시였습니다. 포스터나 티켓 디자인도 너무 귀여워서 따로 다이어리에 스크랩해 두었어요. 

 

 

전시 구역이 나뉘어 있었는데요, 초반에는 이렇게 작은 실제 미니어처 작품이 있고 벽면에는 작품을 확대한 사진이 함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작아서 잘 안 보이니 확대한 사진이 있는 게 보기 편하더라고요. 

 

전시를 보는 내내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에 놀랐습니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소품을 가지고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모든 미니어처를 전시할 수는 없기에 사진으로만 전시된 작품들도 있었는데요, 그런 경우 이렇게 액자에 작품의 일부가 들어있었어요. 아주 귀여운 포인트입니다.

 

 

익숙한 물상을 가지고 생소하게 느껴지게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대단하지만, 작품명도 정말 센스가 넘칩니다. 위 작품은 피자 도우 끝부분을 소파로 활용한 건데요, 작품명이 '무릎을 굽-피자'입니다. 이런 식의 작품명이 꽤 많아서 미니어처 실물과 사진뿐 아니라 작품명을 읽는 재미도 상당했어요. 
 
저는 친구에게 이 전시를 소개받아서 함께 방문했는데요,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가 원어로도 작품명에 말장난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작품명을 번역한 사람이 일본어의 그런 뉘앙스를 잘 살려 번역했다며 타나카 타츠야 작가나 번역가나 센스가 대단하다고 했습니다. 
 
작가의 전시 소개에서도 '미타테'라고 하는 것이 아주 강조되었는데요, 미니어처 작품을 만들 때 소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걸 설명하는 작품명의 말장난도 중요시한다고 본 기억이 납니다.
 
이제 제가 인상 깊게 본 작품들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해집니다. 처음에는 마냥 귀여워하며 작품을 감상했는데 보면 볼수록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아주 집중해서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이 부분을 보면 어떻게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지 조금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오브젝트를 가지고 대비되는 사람의 크기를 바꿔 보면 오브젝트가 사람 눈에 어떻게 보이겠느냐 생각해 보는 거죠. 
 
오른쪽 끝의 스테이플러 심을 보겠습니다. 1:6의 비율에서 스테이플러심은 마치 쌓여있는 서류 더미처럼 보입니다. 1:32의 비율에서는 에스컬레이터의 계단처럼 보입니다. 1:87의 비율에서는 도서관의 책장이나 물류창고의 선반처럼 보여요. 1:220의 비율에서 스테이플러심은 빌딩이 됩니다. 
 
한 가지 오브젝트를 가지고 사람의 비율을 바꿔 가며 그게 사람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게 정말 놀랍지 않나요?

 

 

스케치 노트 같은 벽체 그림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감상하면서 저도 아이디어노트를 한 권 마련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앞의 작품들은 오브젝트를 가지고 이 오브젝트는 인간이 보기에 이렇게도 보인다, 저렇게도 보인다라는 관점이었어요. 반면에 핫도그와 위 작품은 오브젝트가 인간처럼 보인다는 관점이에요. 클립은 펼쳐 두면 요가하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거죠. 끝 부분을 벌려 요가매트를 들고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도 너무 귀엽고 아이디어가 놀랍습니다.
 
전시에서 또 좋았던 점은 전시를 보러 올 어린이들을 위해 작품 설명 캡션이 성인에게는 다소 낮은 높이에 붙어있었다는 점입니다. 어른인 저는 허리를 굽혀 읽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전시를 보면서 제가 실제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것도 아닌데 머릿속에 정체를 모를 아이디어가 가득 차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어린이들도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다녔던 전시회 중에서는 가장 굿즈 종류가 많은 전시였습니다. 소장하고 싶은 굿즈들이 많았는데 가격이 상당해서 구매하지는 않았어요. 이번 전시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도 있었는데 포스팅을 하며 돌이켜보니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보통 전시를 보고 나면 그 안에서 느낀 점은 혼자 간직하는 편이었는데요, 이번 전시는 나와서도 친구들과 한참을 얘기할 만큼 이야깃거리가 많은 전시였어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보고 싶은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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